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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 폐지 결정.."아이들만 상처 받아"

웹지기     입력 19.04.29 15:35


2016년 12월 창단, 초등학생 80여 명 활동
4월 초 폐지 결정에 단원들·학부모 '분통'
예산 문제로 작년 말부터 폐지 고려
전문가 "좋은 취지, 사업 중단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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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의 공연 모습(사진=예술의전당).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의전당이 올해부터 어린이예술단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해 예술단 단원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은 예술의전당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아이들이 상처를 받게 됐다”며 사업 중단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예술의전당과 어린이예술단 학부모들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은 지난 9일 어린이예술단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은 예술의전당의 유일한 전속 단체로 합창·기악·국악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단이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소양과 연주 기량을 가다듬고 국민 문화향유 기회 학대를 위해 2016년 12월 창단했다. 현재 8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예술의전당의 이번 결정이 사장 교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유인택 현 예술의전당 사장 취임 이후 어린이예술단 폐지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기존 사장이 만들었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어린이예술단을 없애기로 한 것 같다”며 “사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그만두게 해도 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예술의전당의 어린이예술단 폐지 결정은 사장 교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예술단 총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정병휘 지휘자는 지난 25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작년 말과 올해 초쯤 예술의전당 사무국으로부터 재정적인 문제로 어린이예술단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장 교체와는 무관하게 결정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어린이예술단에는 정 지휘자 외에도 빈 소년합창단 상임지휘자 출신 김보미 지휘자, 계성원 전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등이 단원지도로 참여해왔다. 정 지휘자는 “사무국과 지휘자들과의 논의 끝에 올해는 신입 단원을 뽑지 않고 5월까지만 공연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와 함께 친구들과의 관계도 쌓을 수 있었던 어린이예술단이 사라지는 건 아쉽지만 예술의전당의 결정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이 어린이예술단 폐지를 결정한 것은 예산 문제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어린이예술단은 그동안 연 1억500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운영을 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예산의 대부분을 후원금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예산 전액을 후원금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어린이예술단을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술의전당이 이같은 결정을 학부모들에게 뒤늦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잠정적으로는 작년 말에 어린이예술단 중단 방침을 정했는데 이를 4월에서야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유인택 사장도 직접 학부모들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예술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가꿔나가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무대의 경험은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예술의전당이 좋은 취지로 시작한 어린이예술단 사업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폐지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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