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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 드론 띄우니 꽁꽁 숨은 '위장 천재' 멸종위기새도 한눈에

웹지기     입력 19.09.24 13:39


극지연구소팀, 드론 카메라로 조류 분포, 개체수 파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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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드론을 이용해 북극에 서식하는 새의 분포와 개체수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조류 연구를 위한 기초 데이터를 새로운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출입이 어려운 지역의 생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극지연구소는 이원영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과 현창욱 북극해빙예측사업단 선임기술원, 박미진 서울대 연구원팀이 북위 82도의 북그린란드 시리우스 파세트 지역에서 털갈이 중인 붕홍발기러기와 알을 품고 있는 흰죽지꼬마물떼새를 드론을 이용해 찾아냈다고 24일 밝혔다.

동물의 분포 밀도와 개체수는 동물 연구의 기본 자료지만, 현장에 연구자가 가서 일일이 세는 방식을 써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또 날씨와 지형의 제약이 심해 접근이 어려운 경우 연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극지연구소는 앞서 남극대륙에서 드론으로 수만 마리 펭귄 개체수를 확인하는 등 드론을 이용한 원격 생태 연구 기술을 개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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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북극에서 발견한 흰죽지꼬마물떼새. 위장이 심해 둥지가 바로 앞에 있어도 잘 보이지 않는다. 연구팀은 가시광선과 열적외선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이용해 외따로 떨어져 있는 알을 품는 흰죽지꼬마물떼새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플로스원 제공

이 연구원팀은 2018년 7월 18일, 해안가와 육지에서 20분씩 드론을 운행해 해안가 바다얼음에서 21마리의 분홍발기러기를, 육지 계곡에서 한 마리의 흰죽지꼬마물떼새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분홍발기러기는 드론에 장착된 일반 카메라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고, 보호색이 강한 흰죽지꼬마물떼새는 열화상 카메라로 구분했다. 영하의 차가운 지상 위에 체온이 높은 새가 붉게 새 모양으로 감지됐다. 이들 카메라는 110m 상공에서 4.19cm 떨어진 물체를 다른 물체로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해 이들 새의 형상을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북극에서 활용한 드론 관측 기술을 국내 습지에 적용했다. 극지연구소가 위치한 인천 올해 4월 17일, 송도의 군사보호구역에 머물고 있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6마리를 드론을 이용해 촬영했다. 특히 열화상카메라로는 저어새가 드리운 그림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극한 지역 외에 출입이 어려운 제한구역, 극지 이외의 지역에서도 드론을 이용해 조류를 연구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북그린란드 해안가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가시광선 영상(왼쪽)과 적외선 영상이다. 두 영상 모두 분홍발기러기 16마리를 식별할 수 있다(빨간 표시). 극지연구소 제공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전화 통화에서 “북극의 동물은 남극과 달리 지상에 천적이 많아 위장을 잘 해 둥지가 바로 앞에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전과 달리 일반 가시광선 카메라 외에 적외선 카메라 추가로 이용해 위장에 능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북극 다산과학기지에서 촬영한 또다른 영상에는 수천 마리의 갈매기가 촬영돼 있다”며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동으로 판별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팀이 올해 4월 조사한 인천 송도 갯벌의 저어새 서식지는 이 연구원의 최근 확인 결과 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원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생태조사 뒤 불과 몇 달 만에 서식지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며 “애초에 매립예정지역이긴 했지만, 생태조사 직후 사라져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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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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