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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5G 통신장비 쓰면 공짜로 4G 시설 바꿔줄게" 화웨이의 유혹

웹지기     입력 18.09.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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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문제 들어 미국·호주 등 ‘화웨이 배제’ 선언한 가운데 ‘5G 상징’ 한국 시장이 마지노선

중국 화웨이가 국내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자사 5세대(G) 통신장비를 도입하면 4G 장비까지 자사 제품으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 5G 장비 선정이 임박한 KT와 LG유플러스를 향해 화웨이 제품과 기존 4G 장비의 호환성 및 보안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다. 화웨이가 이처럼 국내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중간 ‘5G 패권’ 경쟁 속에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노리는 한국 시장에서 상징적 지위를 차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국내 5G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1063억원에서 2025년까지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시장 규모뿐 아니라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와 일본 등이 잇따라 보안 문제를 들어 ‘화웨이 배제’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한국은 일종의 마지노선과 같은 나라다. 화웨이는 지난 5월 국내 전국망 대역인 3.5㎓에서 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뒤 성능시험까지 마쳤다.

국내 이통사들은 화웨이의 기술 수준과 가격경쟁력을 인정한다. 다만 중국과 경쟁하면서 보안 문제를 거론한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쳇말로 ‘국제관계가 대한민국 통신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SKT, 이미 삼성전자 등 선택 장비 선정 임박한 KT·LGU+에 교체 이점 내세우며 적극 ‘구애’

이런 상황에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난 14일 5G 장비사 우선협상대상자 명단에서 화웨이를 빼고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을 선택했다. 화웨이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어서 국내에서 제기되는 ‘4G 연동성 문제’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자사 5G 장비 도입시 연동을 위해 새 제품으로 교체가 필요한 4G 장비도 ‘공짜로’ 해주겠다고 밝혔다. 5G는 상용화 초기에 4G와 5G망을 연동하는 복합표준(NSA) 형태로 구축된 다음 5G 독립표준(SA) 형태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KT의 경우 기존 4G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의 5G 장비를 도입하는 게 호환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화웨이의 제안은 4G 가입자 포화와 망 투자·운영 비용 지출로 이통사들의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 개선과 최신 장비 교체에 따른 서비스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겠다는 ‘역제안’인 셈이다.

특히 화웨이는 보안 우려에는 “억측일 뿐”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미국 의회가 발표한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와 ZTE로 인해 발생한 미국 보안 이슈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각국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꺼리는 데 대해 “위협 가능성만 언급할 뿐, 어떤 근거로 보안 문제가 있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때마침 지난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신문 ‘더 글로브 앤드 메일’에 따르면 캐나다 사이버 보안 최고책임자인 스콧 존스는 최근 의회에 출석해 다른 우방과 달리 5G 장비사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웨이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출동하는 ‘동양식 사후관리(A/S)’도 비교우위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유럽 국적의 업체들은 장비에 오류가 생기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 정해진 절차를 중시하다 보니 다소 서비스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고객인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아 화웨이를 통한 비용절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화웨이의 적극적 ‘구애’는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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